21년도에 딸아이가 과학학원에서 데려온 반려동물 아프리카 백와 달팽이 달이가 몇 일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1~2살정도 큰 달팽이를 데려와서 2년정도 키웠으니 세 네살 정도 될 듯.
평상시에 달이 껍질밖으로 살이 삐져나와 다 들어가지 못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달팽이 껍질에서 2cm정도 더 깊게 들어가 반나절 나오지않아 걱정했는데 다시 나와 잘 돌아다니고, 그러더니 들어가서 하루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날 혹시나 물도 뿌려주고 자리도 고쳐주며 만져줬지만 나오지 않더니 뻔데기 국물같은 냄새와 함께 껍질에서 물이 나온다...
아... 죽었구나 생각되며 마음을 정리한다.
보통 아프리카 왕달팽이 평균수명이 약 5년정도라고 하는데, 수명을 다 채우지못하고 보내는 마음에 미안했다.
그래도 달이를 키우면서 큰집도 사주고 좋은 사료에 유기농 상추, 채소등 신경써줬더니, 그에 대한 보답인지 양질은 응가를 섞은 흙으로 집에 키우는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 기뻤었다.
지난 주말, 강원도 아버지 집에 내려가야할 일이 있어 가면서 좋은 땅에 뭍어주려고 달이 껍질을 비닐에 잘 쌓아 챙겼다.
딸아이도 달이가 5살 정도 되었을거라며 키우는 올리브나무의 잎을 5장 뜯어 같이 넣어줬다.
강원도에서도 땅에 뭍기 전 10분정도 꺼내 지켜봤지만 역시나 나오지 않는다.
달이가 좋아하는 상추 두장 싸서 흙으로 덮어주고 그위에 꽃과 올리브 잎을 올려줬다.
볼록 올라온 무덤처럼 티나지는 않지만 나름 양지바르고 좋은 흙이니 따뜻하고 포근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널거라 생각하며.
집에오는길에
故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를 들으며 사색에 잠겨 돌아온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으로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 손 위에서 노랠 부르며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우리 함께 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진 못했지.
어느 밤 얄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개짓 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디차게 식어 있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할 말을 알 순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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