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해질무렵.
하늘에서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무서운 기세로 눈이 내렸다.
함박눈은 1시간이 넘도록 내리더니
밤 10시가 넘고서야 그쳤지만,
한밤의 추운날씨에 워낙 갑작스레 내린 눈이다보니
녹지않고 7~10cm 정도 쌓이게 되었다.
딸아이는 밖에 하얀 눈을 보면서 놀러나가자고 엄청 보챘고
눈이 그친것을 확인하고서야 딸과 함께
오리눈 뭉치는 장난감을 가지고
오리눈이나 몇 개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나섰다.
...
하지만 엄청난 눈의 양에 눈사람 만들기로 계획변경~!
딸아이와 눈을 뭉치기위해 굴리기를 시작한다..
허리가 아프고 저리고 쑤시고 땀나고 힘들다..
그렇게 조금씩 뭉쳐진 눈뭉치가 한아름크기로 커졌고 어떤 사람이 뭉쳐놓고 뭉개진 뭉치까지 합쳐
3단 합체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ㅎㅎ
50분~1시간정도는 굴려만든것 같다.
생각보다 작게 만들어져 속상해했지만,
1단에서 2단을 쌓을때 엄청난 무게로 들어올리지 못하고
굴려서 올려놓으면서 더 크게 굴렸으면 못만들었을꺼라 생각했다.ㅎㅎ
이음새가 약해져 무너지지않도록 눈을 덧바르고 단단해졌다고 판단되어 3단까지 올렸다.
3단은 그래도 조금 작아서 그런지 들어서 올릴 수 있었다.
허리 다치지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살 앉혀주고 딸아이는 덧바르기 시전~!
그렇게 만들어진 3단 눈사람~
딸아이 키를 훌쩍 뛰어넘고 내 키정도 되는 눈사람이다보니
겨울왕국 올라프처럼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싶었다.ㅋㅋ
그렇게 시작한 얼굴 조각~
부각될 코는 양각으로
눈은 음각에 눈동자는 동그랗게 양각으로
입술도 도톰하게 만들어 눈썹, 입술이음새용 나뭇가지를 붙여주니
그럴싸하다.
딸아이는 살짝 무섭기까지 한다고 하니
좀 귀엽게 작은 손도 붙여줬다.
좀 거만한 느낌이 드는 눈사람이 완성됐다.
천하눈장군
이라고 이름짓고 눈오리 장난감으로 머리, 양손 위에 올려주고 올라왔다.
아파트 우리집에서 보이는 위치에 놓여있어 틈틈히 봐줬는데
신기해하는 사람들은 옆에서 사진도 찍고 포즈도 취하고 했다.
그렇게 흐뭇하게 보다가 씻고 나와 보니 이미 사망..ㅜㅠ
너무 거만한 느낌으로 만들어서였는지 2,3단이 옆으로 떨어져 폭삭~ 죽어버렸다.
그래도 사진으로나마 딸아이와 추억을 만들어 기분좋은 주말 저녁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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