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 이야기

일상 - 시원한 레몬사과맥주에 딸이 만들어준 찹쌀떡(송편)

수제 레몬사과 맥주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할일을 찾아 이것저것 뒤져보고 관찰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찬장에는 뭘 만들어먹으려고 샀는지 모를 가루들(밀가루, 부침가루, 찹쌀가루)이 유통기한이 임박하기전까지 들어앉아있고,
냉장고에는 언제 샀는지 알 수 없는 과일, 곰팡이가 절반은 핀 야채들, 유통기한 지난 인스턴트들과  배달음식 시켜먹고
딸려나온 일회용기의 다양한 양념과 김치류..들...

아.... 정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것들이 쌓이게되면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느날 집에서 딸래미와 뒹굴면서 뭘할까 생각하다가 이런것들을 정리해볼까 해서 얘기했더니, 귀찮은지 싫다고 하네요.
하는 수 없이 딸래미는 놀고있으라고 하고, 냉장고에 다양한 1회용기 양념들 부터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1회용기에 들어있다보니 유통기한도 모르겠고, 열었을때 쉰냄새와 곰팡이 피어 있는 것들, 언제 먹어서 받아놓은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버리는게 답이더라고요..
하나하나 꺼내서 양념들은 음식물쓰레기에 버리고 헹구고, 용기만 2~30개정도 나온것 같네요.흐흘..

냉장고를 뒤져보니 좀 되어보이는 레몬이 두개, 몇개월은 지난듯한 사과 3개도 발견!
요건 어떻게 할까 하다가 과일주스를 만들어 맥주에 타먹어야겠다는 좋은 Idea~!가..ㅎㅎㅎ

 


바로 실천에 옮기고 과일주스 내려먹는 휴x에 레몬 두개와 사과를 다 갈아넣어 과즙을 짜내고 맥주 1캔을 따놓고 그럴듯한 잔에 올려놓으니 여기가 Bar요, 지상낙원이었습니다..^ㅠ^;

혼자 신나서 만들어 먹자니, 딸래미가 심심했는지, 자기도 뭔가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찬장에 알수없는 가루들을 가지고 반죽해서 놀게끔 하려 했는데, 찹쌀떡을 아빠에게 만들어주고싶다고.. ㅇㅅㅇ

뭔가 난리가 날거란걸 짐작했지만, 딸래미가 해주고싶다는데, 마다할 수 있을까요?^^
만들면 맛있게 먹어주겠다 하니, 꼼지락꼼지락하면서 찹쌀떡을 만들고 있습니다.ㅎㅎ

 

속에 팥앙금은 간식으로 있던 양갱을 잘라 넣고, 찹쌀가루를 물에 살짝 풀어 조물조물 만들어놓더랍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찹쌀떡을 찜기에 제가 올려서 쪄놓으니 요건 찹쌀떡이라기보다 송편이.. 만들어졌네요.^^

 

맛은 바로 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방금만든 레몬사과 맥주에 곁들여 몇개 없는 찹쌀떡을 먹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외출도 눈치보이는 요즘 집을 둘러보면 할일이나 즐거운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밖에 나가 큰걸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주변에 뭐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작은 즐거움도 느끼면서 정리도 하고, 1석2조의 즐거움을 느낀 하루를 보낸 아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