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 해 모든 박람회를 잘 마치고 안도했을 때였다.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듣게 된 말이었다.
박람회를 참가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건조하다.
물기가 흥건한 손을 그대로 닦지 않고 나가면 부스에 도착하기도 전
아니 몇 걸음만에 손이 바짝 마를 만큼 건조하고... 먼지가 많다보니 비염 증상이 심해진다.
부스 바닥에 물을 한 가닥 부어놓으며 전시를 시작하는데 그 바닥은 정말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바싹 말라있다.
그렇게 거의 한 달 내내 박람회를 참가하며
나는 우리 부스 내에만이라도 덜 건조하길, 내 비염 증상이 악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비염 증상은 극에 달했고 코 밑에 헗은 피부가 좋아지며 흔적만 보일때쯤
코 윗면의 살갗이 벗겨져.. 보기가 참 흉하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온 몸은 지쳐있고 매일 해열제로 온몸의 몸살 기운을 잠재우며
그렇게 하루 하루 내 체력을 끌어올리려 버티고 있을 무렵..
딱 그 때 받은 전화 한 통은 지난 10년...그 철저하게 노력했고 내 진심이 한 순간에 바닥에 떨어진 느낌이랄까..
울컥했다. 나도 모르게.
어려서부터 다른 건 잘 견뎌도..
내가 갖은 노력을 해도.. 그 어떠한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애써도 결국 안 됐던 단 하나..
내 건강문제 만큼은 누구도 아주 사소한 농담도 허락이 되질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나에게는 너무나 간절하고 너무 괴로웠던 일들이기에
'다리가 차라리 부러지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을거에요' 의사 선생님의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더라면 연경씨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 거 같아' 첫 직장 다닐 때의 대표님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뼈가 부러지면 더 빨리 나았을 거라는데... 1년이 넘게 걸을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통증에..
그런데 딱히 어디 심각한 병이 아닌 단순 염좌이기에 소염제, 주사를 매일 학교처럼 병원을 꼬박 다녀야 했고
악을 쓰고 아니 그 악을 쓰다 지쳐 소리지를 힘도 없는 통증을 견디다 보면
온 몸에 진이 빠져 그렇게 잠이 들기 일쑤였다.
어제 남편이 묻는다.
'너무 오랫동안 몸살기로 고생하는거 아니야? 병원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지 않아? 이렇게 오래 아픈게 이상하잖아..?'
고백하자면.. 이렇게 오랫동안 최선을 다해 쉼 없이 일해본 적이 처음이다.
그 동안은 오랫동안 일을 하기도 전에 쓰러지거나 이미 통증으로 병원에 가 있을 나였는데
지금은 체력이 받쳐주니 주말 없이 8시간 넘게 내내 서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너무 감사한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전의 내 얘기를 살짝 귀뜸해줬다.
자기 전에 '내일은 한 곳만 아프게 해주세요'라고 항상 간절히 빌면서 잤다고..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내보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그래서 그 기본이 중요한데..
나는 그 기본이 전혀 되질 않았다.
그래서 각종 염증질환으로 다양한 병원을 찾아다니고
수 많은 약을 먹고
수 많은 주사를 맞고
그렇게 가장 예쁜 나이에 내 통증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매번 다양한 검사를 할 때마다 큰 병이 아니어서 안도하고 감사했지만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픈지에 대한 원인도 모른채
그래서 해결이 안 난 상태에서 순간의 치료로 근근히 통증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통증들의 가장 큰 원인이 '장'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의 '올라브'를 만나면서 내 삶은 통증에서 벗어나
조금씩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평범하게 살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한다.
이 시간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체력에 또 감사한다^^!!
누군가에는 내 이야기가 과장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지만
과장이 아닌 내 이야기의 전부를 아직 꺼내지도 못했기에
아직도 더 다양한 이야기가 있기에
그리고 내가 너무 간절했던 그 마음으로 시작하고 어느 덧 10년이 지났다.
나와 같이 몸의 긍정적인 변화로 연락을 받을때면 참 기분이 좋다.
나의 10대, 20대는 방법을 모른 채 그 소중한 시간들이 통증을 어떻게 하면 잘 견뎌낼 수 있는지에만 집중되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런 내 이야기를 통해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을 오롯이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간절함이 통했던 것 같다.
2022년 올해의 마지막 선물을 곧 받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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