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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띠의 이야기

[자연유산증상] 저 자연유산 됐다고 하네요...ㅠ.ㅠ && 자연유산 && 청화산부인과 && 허유재산부인과 && 허유재병원 && 명지병원 && 유산증상 && 자궁외임신 && 임신 후 출혈 && 산부인과추천

저희 부부는 1년간의 신혼을 맘껏 즐기고, 올해가 되어서 아기 계획을 갖게 되었답니다.

저는 생리주기가 굉장히 정확한 편이에요. 거의 매달 같은 날짜에 할 정도로..
그래서 저는 임신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죠~
그런데 지난 달 생리 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출혈이 있는거에요. 그것도 굉장히 적게..
이상한 생각에 바로 테스트를 했고, 정말 희미하게 양성반응이 나왔네요.
그런데, 기쁨도 잠시.. 지속적으로 출혈이 있었습니다.
색은 굉장히 짙은 생리혈로.. 거의 검정색에 가까웠구요..
그래서 임신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첫 테스트 후 10일 정도 지났을까 다시 테스트를 했는데 너무도 선명히 두 줄이 나왔어요.
게다가 몸도 너무 이상하고, 마냥 졸립고, 메스꺼움에 음식도 잘 못먹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이른 입덧증상에 반심반의했어요.. 한 달도 안됐는데,
하지만 냄새에 너무 민감해진 저를 보면서..
너무나 제가 좋아하는 회를 마다할 정도여서.. )

매일 꾸준한 출혈로 저는 이전에 말씀드린대로  병원을 찾게됐고..
회사도 잠시 쉰 채.. 아무 일도 안하고.. 마냥 집에서 쉬었답니다. 유산될까봐 걱정하는 맘에 말이죠..

하지만.. 출혈 뿐만 아니라 복통이 계속되서 나중엔 참을 수 없게되더라구요..
그래서 찾은 청화산부인과.. 저보고 상상임신라는 말에.. 너무 화가 났답니다. (절대 임신이 아니라고 단언을 하더라구요..)
아이 계획을 이제서야 갖은 저희 부부이기에,, 제가 상상임신을 할 정도로 심신이 약해있나 하는 생각에..
설마.. 하면서 속상한 맘을 접으며 집에 왔는데,
생리를 그 때부터 하더라구요.. 생리 예정일을 일 주일 정도 지난 후에 말이죠..
분명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 단 한 번도 생리 예정일이 바뀐 적이 없는 저인데..
딱히 그 누구도 정확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고..
정말 답답한 마음 뿐이었는데..
생리를 하기에 마음이 오히려 좀 편해졌습니다.. 잠시.. 어쩌면 청화산부인과 선생님 말이 맞았을수도..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상상임신이라는 걸 했을 수도..
그런데, 생리혈은 너무나도 이상했습니다.
진한 거무스름한 녹색혈이 나오더라구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더군다나.. 불투명한 껍질?같은..끈끈하면서도 동그스름한 큰 덩어리를 보면서 뜨악 했습니다. 허걱..!! 이게 무슨 생리혈인가 싶은게..
게다가 생리는 1주일이 지나도 계속 하는 것이 이상해서.. 명지병원을 찾았습니다.
"선생님, 제가 지금 생리를 하는데, 이상하게 하네요.. 혈 색도 이상하고.. 너무나 오랫동안 하는게..."
선생님께서.. 지긋이 저를 쳐다보시면서..
"생리가 아니에요... 자연유산이 된 것 같아요.. 소파수술을 해야 하는지 한 번 봅시다.."
하고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선생님의 그 때의 따뜻한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네요..
제가 충격받을까봐 배려해주시는 그 말씀...
그 전까지 저 자신을 탓했었는데... (어찌 상상임신을 할 정도로.. 내 몸을 모를까..하는 마음에..)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저의 어리석음도 이번 일을 겪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지 싶네요..
제 자신의 몸 상태는 게의치 않고, 당장 눈앞에 일을 해결하는 것에만 급급했던 저..
제 자신보다 일이 먼저였던 저..
늘 그렇게 살다보니, 여기저기 다치기도 많이 하고, 입원도 하고, 반 의사가 될 정도로 왠만한 병에는 혼자 해결까지 하게 되는..
그런 저였기에.. 이번에도 그런가부다.. 좀 피곤하다부다..
내가 맡은 일은 하고 쉬자.. 그랬었었죠...어리석게도..

유산된 사실을 알게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나가네요..
다행히 저는 소파수술은 피할 수 있었구요..
지금 집에서 아주 편안하게.. 정말 잠도 실컷 자면서.. 제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달려가기에만 급급했던 욕심이 너무 많은 저였기에.. 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잠시 쉬어가며, 여유도 갖고, 제 자신을 좀 더 소중히 하려고 합니다.
올해 안에 좋은 소식 갖게 되길 바라면서...



P.S. 이번 저의 경우는, 자궁외 임신일 가능성도 있었다고 합니다. 자궁외 임신이었어도 수술을 해야 했는데 착상이 안되고 바로 유산되서 수술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반면, 정상임신일 수도 있었는데 착상이 안되서 유산이 됐을수도 있었구요.. 전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두 경우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피하게 해줬네요.. 저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