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국내

시바견 쪼깐이의 도심나들이 #2 - 시골 촌강아지의 고양 스타필드 나들이 설사응가가 왠말이냐..

 

작년 추석 명절 때 강원도 시골에 있는 쪼깐이(시바견)을 데리고와서 딸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었다.
시바견 쪼깐이의 도심나들이 - 시골 촌강아지의 소노펫 멍푸치노 시식 후기 (tistory.com)

 

시바견 쪼깐이의 도심나들이 - 시골 촌강아지의 소노펫 멍푸치노 시식 후기

좋은공기 맡으며 흙밭, 잔디밭에서 뛰어놀던 쪼깐이(시바견 3살)가 수도권에 2박3일 머물게 되었다. 강아지가 키우고 싶었던 딸아이지만 개털알러지가 심한 와이프로 잠시만 아버지집의 강아지

atti1004.tistory.com

 

그날을 기억하면서 우리 딸은 열심히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잘했어요' 스티커를 30장이나 모아 아껴두더니
'이번 방학 때 쪼깐이를 데려온다!' 에 30장을 다 소비한단다...ㅇㅅㅇ;;

칭찬스티커는 학원 시험에서 90점 이상 1장, 100점 5장, 그 이상에 해당하는 일들에 받는 딸아이 칭찬스티커인데,
과자, 먹을거, 악세사리 하나 안 사고 30장을 모아 한방에 쪼깐이와의 3박 4일로 정해버리니.. 할말이 없다.ㅎㅎ

 

아파트 입구에 자리한 쪼깐이 집
어디서 많이 본 짤같다.

 

그렇게 쪼깐이를 데리고 집에 왔다.
우선 시골 촌아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시바견이다보니, 어딜 데리고 다녀도 똥강아지와 다름없었다.ㅎㅎ
그렇게 첫날은 집에서 2시간 빡빡 씻기고 탈진모드...ㅎㅎ
집 주변을 산책시키며 놀아주고 간식도 주곤했다..(이게 화근이었다....ㅠ.ㅠ)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고양 스타필드에 깨끗하게 단장하고 나왔는데, 영 불편한지 안절부절 못한다..
메인 견주가 아니라서 그냥 배고픈가? 생각했었는데, 스타필드 주차장에서부터 백화점 내부에 돌아다닐때까지 바닥을 박박 긁는다는 느낌으로 어딘가 빨리 나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에는 시골강아지 느낌나지않게 요염하게 엉덩이 흔들며 돌아다녔는데 왜그러지 싶은 찰나.

뒤에서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어머, 어우야~뭐야, 저거봐~'

쪼깐이에게 끌려가다시피 빠르게 가는 길 뒤로 사람들이 웅성거려돌아보니
설사응가를 싸면서 앞으로 내달리는게 아닌가.ㅇㅅㅇ;;

저렇게 예쁘게 싸면 다행이지 싶은 짤이다

 

전 날 먹였던 간식이 좋지않았는지, 변은 묽은 설사변....ㅠㅠ
하아... 43년 인생 최대의 난관이로다..
'똥마려운 강아지'라는 표현이 이걸 두고 하는거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대략 1.5m 정도 1자로 쭉~~ 싸 놓아서 (밟은 사람은 없었지만) 어찌나 민망하던지..
개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와이프도 민망함에 개를 잡아 채고, 지저분한거 싫어하는 딸도 휴지들고 싸놓은 똥 닦느라 분주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바람처럼 나타난 스타필드 미화원님께서 "아이고야 뭐가그리 급했어~~" 하시면서 1.5m의 똥길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완전 고마움을 표시하며 거들어 마무리가 되었다.(말 감사했어요~~>ㅁ<)

민망함에 쪼깐이 목줄과 밥, 간식은 와이프와 딸 둘이 가서 사오기로하고, 나는 큰일을 치룬 쪼깐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풀, 흙을 보더니 안심하며 곧장 달려가 마저 볼일을 보며 개운해한다... 흐...ㅜㅠ 휴지와 봉투를 넉넉히 챙겨와 다행이었다.

 

먹으면 싸는거다 닝겐

 

엄청난 일을 겪어 힘들었기에 집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뭘 한건가 싶었다..ㅎㅎ
주차하는데까지 1시간 정도 소비하며 들어가서 바닥에 똥치우고 집에온 꼴이라니.ㅠ

하지만 3일 째 되는 날,
강원도에서 스타필드 한번 데려가보고 싶다고 칭찬스티커 다 써가며 데려온 딸이 너무 안쓰러워 다시한번 스타필드 입성에 도전했다.

 

막히지 않도록 더 일찍 출발하고 집에서 오로지 사료만 먹이고 가자마자 야외로 데려가 볼일을 볼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줬다.
(쪼깐이는 특이하게 밖에서만 대소변을 보는 특성이 있다. ㅎㅎ)
기분좋게 볼일 보고 들어와 벤치에 앉아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와서 앉아먹는데, 어제의 참변과 달리 인기만점 강아지 돌변!ㅎㅎ

주변 다른 강아지, 개 들이 짖어대며 경계할때 아주 여유로움을 보여주며 앉아있는다..

 

그렇게 딸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주고 집에와서 산책도 시키고 조금 남아있던 간식도 챙겨주면서 다음날.

새벽에 잠결에 낑낑하는 소리를듣고 나와보니, 역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집에서도 막 뛰어나가려는게 아닌가..
이번에는 바로 알아채고 옷갈아 입고 10초만에 돌아보니, 또 싸질렀다....
아파트 현관 입구에 쪼깐이 자리를 마련해놨는데, 그새를 못참고..ㅠㅠ

간식은 주는게아니다... 특히 캔 깡통에 들어있는 간식~!!!!

이라는 2차 깨달음을 얻고 해탈해버린 '쪼깐이와의 마지막 날' 이었다..